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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목소리 - 가부장제에서 민주주의로,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의 힘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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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목소리 - 가부장제에서 민주주의로,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의 힘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캐럴 길리건 (지은이), 김문주 (옮긴이) 
  • 출판사생각정원 
  • 출판일2018-12-07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남성 심리학이 누락한 삶,
스스로를 소외시켜 연구를 되받아 쓴 잃어버린 서사,
사회와 개인이 모두 놓쳐버린 목소리 속에서
저항과 연대의 가능성을 듣다


최근 몇 년 사이 젠더교육을 다루는 책이 많이 나왔다.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가부장제의 질서를 받아들이기 전에 젠더 감수성을 키워주려는 노력이다. 그렇다면 이미 가부장제 속에서 성인이 되어버린 이들은 어떻게 저항에 합류할 수 있을까? 학교와 가정 밖, 어른이 침투하지 못하는 또래집단의 압력을 마주한 아이들은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책이 드디어 한국에 도착했다. 미국 최고의 심리학자이자 열렬한 페미니스트인 캐럴 길리건이 남성 위주의 심리학계를 근본부터 바꿔버린 혁명적인 저서 《다른 목소리로》 이후, 한 발 더 나아간 이야기를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번 책 《담대한 목소리》에는 젠더 전쟁이라 할 만큼 분열된 한국사회에 더없이 필요한 통찰이 담겨 있다.
《담대한 목소리》에서 길리건은 젠더 구속복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한 독자들을 위해 자신의 전문 분야인 심리학으로 돌아간다. 그는 심리학의 한계를 벗어나 뒤틀린 젠더 전쟁의 층을 하나씩 살피며 정치로 시선을 확장시킨다. 길리건이 제안하는 해답은 어렵지 않다. 건강한 몸이 감기를 이겨낼 수 있듯이 건강한 심리는 가부장제와 같은 부당한 권위로부터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길은 민주주의로 향하는 길과도 맞닿아 있다.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20년 이상의 발달 연구와 호손의 《주홍글씨》, 《안네의 일기》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결합시킨다. 무엇보다 여성을 억압해온 프로이트의 이론으로 돌아가, 우리에게는 죽음과 비극의 서사인 오이디푸스가 아니라 삶과 기쁨을 만나는 프시케의 서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노련한 학자이자 현장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들어왔던 열정적인 연구자로서 사례를 통해 풍성하게 드러낸다. 심리학의 주류 이론은 놓쳤지만 우리 안에 온전히 지켜져온 저항과 연대의 가능성을 듣는다.


심리학의 젠더 편향이 놓친 이야기

가부장제는 사회 곳곳에 녹아 있다. 그러니 심리학의 주류 이론이 남성 편향적이라는 사실은 새삼스럽지도 놀랍지도 않다. 여성 심리학은 있는데 왜 남성 심리학은 없느냐는 질문의 답으로 “남성 심리는 아동 심리와 같기 때문”이라는 말이 우스개처럼 떠돌았다. 하지만 현실적인 답은 전혀 우습지 않다. 남성 심리학이 없는 이유는 이미 모든 심리학이 “남성”의 심리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연구된 적 없는 여성은 ‘신화’로 남았다. 《담대한 목소리》는 미국 최고의 심리학자 캐럴 길리건이 심리학의 주류 이론 속에서 누락된 여성의 삶을 포착하여 쓴 책이다. 캐럴 길리건은 “남성들의 경험을 일반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반면에 여성들의 삶을 두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침묵을 깨뜨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남성 편향적인 심리학이 여성의 발달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한 그는 10년 이상 소녀들을 종단연구하며 들은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소녀들의 목소리에는 저항과 연대의 가능성이 담겨 있었다. 그 목소리는 우리 안에 묻혀 있던 다른 목소리를 일깨운다. 소녀들에게서 발견한 목소리는 우리 안의 다른 목소리와 공명하여 가부장제와 모든 잘못된 권위에 저항할 힘을 발휘한다. 민주주의와 인간다움을 회복할 가능성을 불러오며.


‘발달’이라는 이름의 소외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이미지로 존재하지만 피와 살이 생생한 구체적인 인간은 신화일 수 없다. 그 때문에 여성들은 ‘실제의 나’와 ‘나여야 하는 나’ 사이의 간극으로 고통 받았다. 언제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온화한 여성, 주어진 상황에 의문을 갖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행동을 결정할 줄 아는 성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소녀들은 자신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닫고, 하고픈 말에 입을 닫으며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삶을 살아야 했다. 관계와 나 자신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여성들은 솔직한 나를 드러내기를 포기함으로써 결국 진정한 관계마저 포기하게 된다. 이를 두고 길리건의 연구에 참여한 열세 살 소녀 트레이시는 이렇게 말한다. “아홉 살 때 우린 어리석었어요. 제 말은, 아홉 살 때 우린 솔직했다는 거예요.”
남성들 또한 마찬가지다. 어린 소년들은 모든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베스트프렌드가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친구가 떠나면 슬퍼했고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살펴 언어로 설명할 줄 알았다. 그러나 감성, 몸, 관계로 표상되는 ‘여성성’이 이성, 원칙, 독립으로 여겨지는 ‘남성성’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취급받는 사회에서 이들은 자기 내부에 존재하는 나눌 수 없는 부분을 나누어 잊어버리게 된다. “인생에서 때로는 두 사람이 정말로 서로를 이해하고 믿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이 일어나요. 그게 인간의 본성이죠”라고 말했던 저스틴은 몇 년 후 “가장 친한 친구는 가까운 친구가 됐고, 가까운 친구는 보통 친구가 됐고, 보통 친구는 지인이 됐어요. 그냥 그런 식으로 멀어졌어요”라고 말한다. ‘인간의 본성’으로부터 ‘그냥 그런 식으로’ 멀어진 것이다.
이렇듯 가부장제에 속하는 과정은 성별을 불문하고 아이들에게 상처와 결핍을 남긴다. 《담대한 목소리》에서 길리건은 다양한 연구와 삶의 경험을 통해 가부장제 사회에서 ‘발달’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져 있던 단절을 드러낸다.


불손한 소녀들이 건네는 희망

길리건의 탐구는 가부장제가 인류에 남기는 상처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여성에게 침묵을 강요함으로써 작동하는 가부장제가 끝내 완전히 묵살하지 못한 소녀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동기에 가부장제의 통과의례를 겪는 소년들과 달리 소녀들은 청소년기 초반까지 비교적 자유로운 사고 속에서 자라난다. 그 결과 소녀들은 가부장제가 자신들에게 강요하는 바가 무엇이며 그 압박이 얼마나 부당하고 해로운지 정확하게 설명해낼 언어를 가지게 되었다.
부당한 권위에 저항하는 소녀들의 목소리는 ‘불손하고, 관습에 어긋난다’고 여겨진다. 그들의 목소리가 기존 사회의 어른들이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사회적 모순을 지적하기 때문이다. 소녀들은 어른들의 질문에 듣기 좋은 답을 하는 대신 질문 자체를 비틀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리하여 기존의 이론과 사회가 포착하지 못한 소녀들의 목소리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저항하던 소녀들은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에 자신감을 잃어간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 저항의 가능성이 있다고 길리건은 말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인지하고 말하기를 멈추지 않을 때,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일깨운 다른 목소리로 말할 수 있을 때 공명을 얻은 솔직한 목소리는 연대와 저항의 시작이 된다. 소녀들이 촉발한 저항은 여성들에게로, 또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남성들에게로 확산된다. 억지로 나뉘었던 몸과 정신, 감정과 이성, 관계와 자아는 불손한 목소리와 함께 관계 속에서 살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통합된다.


소녀들이 시작한 저항은 그들에게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소녀들이 촉발한 목소리의 회복, 저항의 가능성은 민주주의를 가부장제로부터 구해내는 투쟁에 필수적이다. 페미니즘이 말하는 인류애의 조건과 민주 시민의 조건은 하나이며 동일하다. 권력을 남용하지 않을 것, 차별하지 않을 것,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을 것, ‘도움이 필요한 사람’ 무리에서 자기 자신을 빼놓지 않을 것, 즉 자기다움과 인간다움을 회복하고 잘못된 권위에 저항하는 것이다.
남성성을 여성성보다 우위에 놓고 남성을 가장 남성다운 남성부터 가장 덜 남성다운 남성으로 나누어 서열화하는 가부장제, 여성을 ‘착한 여성’과 ‘나쁜 여성’으로 나누어 여성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가부장제는 민주주의와 공존할 수 없다.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선택은 분명하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분리와 독립이 환상일 뿐임을 이미 알고 있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상호의존적으로 살아간다. 그러므로 여성의 윤리로 강요되어온 보살핌 윤리는 이제 인간의 윤리, 민주주의의 윤리로 환원되어야 마땅하다.
캐럴 길리건은 《담대한 목소리》에서 소녀와 여성들의 목소리가 공명했던 경험, 여성과 남성이 연대했던 기억을 말하며 우리 안에 있는 목소리와 공명을 시도한다. 인간 본성을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되돌릴 저항의 기반은 우리 가운데에 있다.

저자소개

뉴욕에서 태어나 자랐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부터 34년간 하버드대학교에 재직했으며, 1997년 하버드대학교 최초로 여성학 교수직을 맡아 2001년 학내에 여성학 센터를 설립하는 데 공헌했다. 2002년부터 뉴욕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도덕발달이론으로 유명한 로런스 콜버그의 연구조교로 일하면서 기존 심리학 이론들이 남성만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기에 여성의 심리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여성의 도덕발달과 의사결정을 연구하여 ‘혁명적인’ 책으로 평가받는 《다른 목소리로In a Different Voice》를 썼다. 여성의 목소리가 촉발한 저항의 가능성에 천착하여 쓴 《담대한 목소리》에서는 여남 모두의 다른 목소리를 깨워 가부장제로부터 민주주의를 해방시킬 능력이 우리 안에 있음을 강조한다.

목차

추천의 말 진실은 아직 다문 입 속에 있다 - 이민경
들어가며


1장. 변화를 가져오는 목소리의 힘
《다른 목소리로》를 다시 생각하다

● 가부장제와 젠더라는 통과의례
사고 치는 수전을 이야기꾼으로 바꾼 ‘다른 목소리’│보살핌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좋은 질문이에요”│인간의 목소리, ‘보살핌 윤리’│트라우마를 남기는 가부장적 통과의례│“활력을 잃었죠”│패러다임의 전환

● 왜 여성의 목소리인가?
남성 편향적인 심리학│침묵을 강요당하는 소녀들│저항의 가능성│가부장제의 끈질긴 거짓말│권력에 도전하는 여성의 목소리│여성의 윤리에서 인간의 윤리로


2장. 페미니즘은 어디로 가는가?
지나온 길과 가야 할 길

● 이름조차 잊힌, 걷잡을 수 없이 슬픈 과거
어떤 동화│누가 페미니즘을 분열시키는가

● 가부장제라는 신화
공감하는 아기│가부장제는 전통적인 가족 모델이 아니다│사냥꾼 아버지의 붕괴

●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여성의 현실

● 모두의 자유를 위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질문│솔직함 회복하기│감정을 드러내기│진짜 질문을 주고받기│타인과 공명하기

● 우리는 아직 젠더를 더 연구해야 한다
소녀와 소년의 다른 발달│‘우리’가 되기 위하여


3장. 가부장제를 넘어 새로운 세계가 필요한 이유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작

● 정신분석학의 가능성
정신분석학에서 발견한 저항│소녀들의 심리학

● 1막│프로이트 다시 읽기
희생자이자 저항자│해리의 발견│동일시, 순응, 침묵

● 2막│오이디푸스 대 에로스와 프시케
오이디푸스 신화의 비밀│히스테리와 침묵│균열된 수정│누락된 여성의 트라우마│무의식의 사제

● 3막│소녀들의 보여준 가부장제의 모순
저항의 신호│가짜 이야기│금기를 깨는 여성들

● 4막│저항의 길, 기쁨의 탄생
그리스도와 대심문관│자유연상의 힘


4장. 저항에 동참한다는 것
갈등에서 연대로, 침묵에서 발화로

● 불손한 소녀들
미술관에서│두 가지 대화│안네의 일기

● 갈등하는 여성들
폭력을 멈추려는 리시스트라테│행동하는 여자, 헤스터 프린│조국의 어머니들│엄마와 딸

● 저항
“네가 정말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해봐”│두 편의 영웅담│침묵을 깨뜨리다

● 완벽한 소녀, 불경한 소녀
경고│완벽한 소녀라는 위협│심리적 단절의 강요│침묵과 유대 사이의 혼란

● 우리끼리 틀어지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다
명예규율과 지하사회│소녀와 여성, 서로에게 배우기│심리적 저항에서 정치적 저항으로│청소년기 소녀들에게 일어나는 일│서로의 목소리를 깨우며

●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
혼란에서 질서로│연대와 저항으로


5장. 여성해방을 넘어 모두의 자유를 위해
‘보살핌의 윤리’란 무엇인가

● 젠더 구속복에 가려졌던 진짜 목소리
“그게 인간의 본성이죠”│소년들의 우정│남성성의 가면을 벗다

● 보살핌의 윤리가 만든 해방
저항의 원천│모두의 페미니즘│투쟁, 사랑과 자유를 향한 갈망│내면에 귀 기울이며


나오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한줄 서평